글자를 치지 않아도 됩니다, 60대를 위한 챗GPT 음성 대화 사용법

챗GPT를 처음 사용하는 분에게 가장 불편한 것은 의외로 인공지능 자체가 아닐 수 있다. 스마트폰의 작은 자판에 긴 질문을 입력하는 일이 더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한 글자씩 입력하려니 시간이 걸린다. 오타가 나면 다시 고쳐야 하고, 긴 문장을 쓰다 보면 처음에 무엇을 물으려고 했는지 흐름이 끊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글자를 입력하지 않으면 된다.
챗GPT에는 사람과 이야기하듯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음성 대화 기능이 있다. 스마트폰에 대고 질문하면 챗GPT가 내용을 알아듣고 말로 대답한다.
AI가 어렵다고 느끼는 60대라면 오히려 키보드보다 음성부터 시작하는 것이 쉬울 수 있다.
음성 입력과 음성 대화는 무엇이 다른가
먼저 비슷해 보이는 두 기능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받아쓰기’다.
스마트폰에 대고 말하면 내가 한 말을 글자로 바꾸어 입력창에 적어준다. 내용을 확인하고 전송하면 챗GPT가 답한다. 긴 문장을 자판으로 입력하기 힘들 때 편리하다.
다른 하나는 ‘음성 대화’다.
음성 대화를 시작하면 내가 말로 질문하고 챗GPT의 대답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화면에는 답변 내용도 함께 나타나므로 귀로 듣다가 필요한 부분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쉽게 말하면 받아쓰기는 ‘말을 글자로 입력하는 기능’이고, 음성 대화는 ‘챗GPT와 실제로 대화하듯 사용하는 기능’이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둘 다 한번 해보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에서 챗GPT와 말로 대화해 보자
ChatGPT 앱을 실행하고 메시지를 입력하는 곳 주변을 살펴보면 음성 대화를 시작하는 아이콘이 있다. 앱 버전에 따라 화면 모양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음성 아이콘을 누른다.
처음 사용하는 경우 스마트폰에서 “ChatGPT가 마이크에 접근하도록 허용하시겠습니까?”와 같은 안내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 마이크 사용을 허용해야 내 목소리를 챗GPT가 들을 수 있다.
처음 음성 대화를 시작할 때는 챗GPT가 사용할 목소리를 선택하는 화면이 나타날 수도 있다.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 말하면 된다.
“오늘 저녁에 된장찌개를 끓이고 싶은데 두 사람이 먹을 양으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줘.”
챗GPT가 말로 대답한다.
답을 듣다가 궁금한 것이 생기면 다시 질문한다.
“두부가 없는데 두부 없이 만들어도 괜찮아?”
이렇게 이야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처음부터 질문을 완벽하게 만들어 말할 필요는 없다. 사람과 이야기할 때처럼 하나씩 묻고 답을 들으면서 필요한 내용을 추가하면 된다.
이렇게 말해 보면 훨씬 재미있다
음성 대화의 장점은 생활 속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여행을 준비한다고 해보자.
“다음 달에 아내와 제주도에 3박 4일로 가려고 해. 우리는 60대이고 너무 많이 걷는 일정은 힘들어. 첫날부터 일정을 만들어줘.”
챗GPT가 일정을 설명하면 다시 말한다.
“첫날 일정은 좋은데 아침에 너무 일찍 움직이고 싶지는 않아.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바꿔줘.”
여기서 다시 조건을 붙일 수 있다.
“우리는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저녁은 다른 음식으로 추천해 줘.”
이렇게 몇 차례 이야기하다 보면 처음보다 자신에게 훨씬 잘 맞는 여행 계획이 만들어진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지금 『오디세이아』를 읽고 있는데 오디세우스와 율리시스가 같은 사람인지 설명해 줘.”
설명이 어렵다면 바로 이어서 말한다.
“조금 어려운데 더 쉽게 설명해 줘.”
외국어 공부에도 활용할 수 있다.
“나하고 아주 쉬운 영어로 대화해 줘. 내가 틀리게 말하면 한국어로 고쳐줘.”
이런 식으로 사용하면 챗GPT를 간단한 외국어 회화 상대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챗GPT에게 말투와 설명 속도도 부탁할 수 있다
챗GPT가 너무 어렵게 설명한다면 참을 필요가 없다.
“전문용어를 쓰지 말고 쉽게 설명해 줘.”
“한 번에 하나씩 설명해 줘.”
“대답을 짧게 해줘.”
“조금 천천히 말해줘.”
라고 부탁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AI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AI에게 내가 이해하기 좋은 방식으로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음성 대화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번에 긴 질문을 말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짧게 말하고 답을 들은 다음 다시 묻는 방식이 훨씬 편하다.
말을 잘못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처음 음성 기능을 사용하면 기계에게 말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어색할 수 있다.
문장을 완벽하게 만들어 말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저기, 다음 주에 부산을 가는데…….”
“부산 여행을 준비하고 계시는군요.”
“응. 그런데 차는 안 가지고 갈 거야.”
이런 식으로 말을 이어가도 된다.
잘못 말했으면 바로 정정하면 된다.
“아니, 부산이 아니라 여수야.”
사람과 이야기할 때 말을 고쳐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주변이 너무 시끄럽거나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하면 음성을 정확하게 알아듣지 못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조금 더 조용한 곳에서 사용하거나 이어폰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말로 물었다고 해서 답을 모두 믿어서는 안 된다
음성으로 자연스럽게 대화하다 보면 챗GPT를 사람처럼 느끼기 쉽다. 그러다 보면 챗GPT의 대답을 그대로 믿게 될 수도 있다.
이 점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챗GPT는 말로 대답할 때도 틀릴 수 있다.
병원에 가야 할 정도의 건강 문제, 금융상품 선택, 세금, 법률 문제처럼 중요한 사항은 챗GPT의 답을 참고하는 데 그치고 반드시 공식 기관이나 전문가에게 다시 확인해야 한다.
여행지의 영업시간이나 입장료처럼 수시로 바뀌는 정보도 마찬가지다.
편리하게 사용하는 것과 무조건 믿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오늘은 5분만 말을 걸어보자
오늘은 글자를 입력하지 말고 챗GPT와 5분만 이야기해 보자.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
“나는 챗GPT 음성 대화를 오늘 처음 사용해. 내가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나씩 가르쳐줘.”
그다음에는 평소 궁금했던 것을 하나 물어보자.
“오늘 저녁 메뉴를 추천해 줘.”
“이번 주말에 서울에서 가볼 만한 곳을 알려줘.”
“요즘 읽을 만한 소설 한 권을 추천해 줘.”
“영어 회화를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나하고 5분 동안 이야기해 줘.”
처음에는 기계와 이야기한다는 느낌 때문에 어색할 수 있다. 그러나 몇 번 사용해 보면 긴 문장을 자판으로 입력하는 것보다 편한 상황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AI를 배우기 위해 어려운 공부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말을 걸어보는 것.
60대가 챗GPT와 친해지는 가장 쉬운 출발점 가운데 하나다.